“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누가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의 내용이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하나의 몸짓에 불과했던 사물에 이름을 불러주게 되어 비로소 온전한 꽃이 된다’는 내용이다.
이름은 한 개인이나 사물을 다른 것과 구분 짓는 것으로서의 개념에서 출발하여 그 이상의 많은 것들의 의미를 부여해준다.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지는 문화의 범람 속에서 수 많은 새로운 이름들을 접하게 된다. 인기가수 및 그룹들만 살피더라도 소녀시대, 제국의 아이들, 엠블랙, 씨엔블루, jyj 등등 몇 년전, 며칠 전만 하더라도 그게 누구지, 그게 뭐야라고 할 이름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이름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이 안된다.)
이런 이름들은 그들의 존재를 다른 존재와 틀리게 만들어주는 매개체가 되는 동시에 그들을 표현해주고, 기억해 내게 만들어주는 ‘마법같은 수단’이 된다.
이름이 없다면 이른바 ‘無名무명’이 되고 만다. 제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그것을 표현할 고유의 표현방식인 이름이 지어지지 않았다면, 그건 하나의 몸짓, 이름 없는 존재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이름은 한 개인, 단체, 사물을 규정짓고 표현하고 이해하게 하는 수단이다.
이름의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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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이르다"의 명사형으로, 물건, 사람, 장소, 생각, 개념 등을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해 부르는 말이다. 이름은 물건/개념의 집합을 통틀어 나타내거나, 특정한 문맥 안에서 유일하거나 완전히 유일한 하나의 물건/개념을 나타낼 수 있다. (출처: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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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적 개념을 빌리자면, 완전하고 유일한 한 개인과 물건에게 부여되는 것이 이름이다.
이름은 모습이나 특징에 의해 불러지고 만들어지고 변형되어지면서 온전하게 이름으로 완성된 후차적(後次的)인 경우도 있고, 사람의 이름처럼 태어나면서 부모의 바람에 의해 온전히 규정되고 대명사화되어 지어지는 선차적(先次的)인 경우로 나눠진다.
누구에게나 고유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이름이 있다. 그리고 그 이름은 ‘어울림’에서 시작되어 그것을 표현해내는 ‘수단’이고, 때로는 ‘모든 것’이 된다.
사람, 그리고 이 우주의 모든 유, 무형의 사물들에게는 이름이 있다. 만약에 그들에게 이름이 없다면 온전한 한 개의 독립된 개체로 인정 받을 수도 없고, 아무것에도 연결되고 소통될 수 없는 무의미 그 자체가 된다. 또는 전혀 어울림이 없는 이름을 지어 부른다면,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작용을 하여 이름의 본래 목적을 잃게 되어버린다.
성명학에서의 이름을 짓는 행위는 단순히 한 개체(個體)를 다른 개체와 구분 짓는 수단으로서의 관점을 뛰어넘는다.(과거에는 일순이, 이순이, 삼순이...로 구분 짓던 시절이 있었다.) 단순 분류단계가 아닌 한 인간이 타고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수호신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삶의 활력을 일으키는 ‘세련되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보이지 않는 옷’과 같은 역할을 해내게끔 한다. 최첨단(?) 이론이 없다면, 아무렇게나 지은 이름이 되어 이름의 주인공을 초라하게 만들 수 있다.
-천년을 이어갈 명품작명을 하는 곳 千年之氣 中原 作名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