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을 마련해두렴..”
요즈음 나는 모시와 삼베조각을 염색하여 자르고 이어 붙이면서 이육사의 ‘청포도’ 시 구절을 생각하곤 한다. 이 은쟁반위의 모시수건은 아마도 옛 여인이 길쌈을 하여 짠 모시로 가족들의 옷을 짓고 남은 조각을 모아 두었다가 곱게 이어 붙인 것이 아닐까 한다. -작가노트-중에서
(서울=더데일리뉴스) 김영순은 한국전통 보자기의 미의식과 의미를 응용하여 새로운 섬유예술의 세계를 창조하고 있으며, 30여 년 이상 한국의 전통 조각보의 이미지를 재해석‘보자기 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고 모시 조각보나 우리의 전통한복에 응용하여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모시옷을 만드시고 손수 치자나 쪽으로 곱게 모시에 물들여 한복을 만드시던 모습의 추억과 향수가 있다.
전통 보자기에서 발현되는 자연스러운 색과 선의 조화, 한국적인 미감에 매료되어 첫 번째 개인전 <반석>(1984년) 이후 2회 개인전(1988년)부터 우리전통의 자연소재인 모시와 천연염색을 접목한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였고, 모시라는 소재와 천연 염색작업이라는 장르를 발전시키면서 서울과 대전은 물론 뉴욕, 워싱턴, 도쿄, 교토, 고베, 도야마, 다까야마 등 의 각 나라에서 38회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작가는 음양오행설에 바탕을 둔 자연스러운 색채 조화를 구사하면서 패치워크(Patch work), 핸드스티칭 (Hand Stitching), 손자수 (Hand Embroidery), 기계자수(Machine Embroidery), 은세공 (Moulding), 사라사(Salasa) 등 새로운 기법을 가미하였다.
또한 작품에 신선함을 더해주며 직접 염색한 모시와 견사로 직조한 실크, 한지, 고문서 등을 붙인 콜라주, 색종이로 접은 바지 저고리, 은세공의 나비와 꽃, 십장생 등의 구체적인 형상을 띤 이미지, 김소월의 싯귀를 자수로 놓은 이미지등 다양한 기법의 변주를 과감하게 시도하고 있다.
김영순 작가의 작업영역은 조각보의 평면과 됫박의 입체설치, 대형보자기 설치의 실험적 작업에서 전통적인 여성들이 한 땀 한 땀 바느질한 수작업과 오방색을 위주로 한 천연 염색작업으로 전 과정을 손수 시작하여 손으로 마무리 짓는 제작과정이 생활의 미학과 조형적 미학을 구현하려는 두 가지의 방향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생활속의 수공적 미학을 체현하고 현대적인 조형을 추구해 나가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 프로필]
■ 전시작가
김 영 순 (金 榮 順 / Kim Young Soon)
■ 현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섬유ㆍ패션코디네이션학과 교수
■ 개인전
개인전 38회 초대전 35회, 국내외 600여회 전시참가
(서울, 대전, New York , Washington, Tokyo, Kyoto, Kobe, Toyama, Takayama)
■ 학력
196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공예학부 공예과 졸업
1976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염직전공 졸업
1981 중화민국 황가천 중국 염 연구 참가 수업
1985 Ecole des Beaus-Arts, Fontainbleau(France) 하계학기 수료
1997 일본 모토이 공방 사라사 기법 전수
■ 경력
1968 대일산업 주식회사 텍스타일디자이너
1969 에스콰이어 제화주식회사 디자이너
1994 일본 교토 후리쯔대학 교환교수
1999-01 목원대학교 미술대학장
■ 수상경력
1966-78 신상전, 신인전,상공미전,산미전,국전 수상
1983 제6회 한국 미술문화대상전 추천작가상
(파리 싸롱·드·메 한국선정위원회)
2005 선화 기독교미술관 미술상 수상
2007 목원대학교 학술상
■ 기고, 설계참가
1973 대공원 교양관 설계팀 참가
1981 한일교류전 작가소개부분 게재
1986 여성대백과 사전 수직편 기고 및 작품수록(중앙일보 발행)
1987 세계 현대공예미술 작품수록(갑을 출판사 발행)
1993 K·B·S "한국의 美“작품 출연
국립영화 제작소 문화 영화“한국의 보자기” 작품 출연
1994 “현대미술의 단면” 작품(Kyoto International Art Center, Japan)
2011 한국공예50년사
홍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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