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일본에서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경전철이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다. 경전철은 기존의 지하철도인 중전철보다 가벼운 전기철도로, 지하철과 버스의 중간급 수송능력을 갖춘 신개념 대중교통 수단이다. 특히 무인자동화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경전철은 저렴한 유지비용과 친환경적인 요소를 인정받아 국내에서도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국내 최초로 올 7월 개통, 용인시 선진교통체계를 담당할 용인경전철의 추진과정과 특·장점 및 운행방법, 대중교통 연계시스템 등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더데일리뉴스=국토일보) 국내 최초 착공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용인경전철이 올 7월 운행에 들어간다. 국내 첫 무인운전 시스템이 적용되는 용인경전철은 개통 후 교통시스템의 획기적인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용인경전철은 ‘용인에버라인’라는 이름으로 구갈동에서 출발해 포곡읍 전대 에버랜드까지 총 15개역, 18.1km를 운행하게 된다.
이 사업에는 민간사업비 4,281억원(59%), 국비 1,044억원(14%), 지방비 1,043억원(14%), 개발 분담금 910억원(13%) 등 총 사업비 7,278억원(2001년 12월 31일 기준)이 투입됐다. 용인경전철사업은 민간컨소시엄 용인경전철주식회사가 건설 사업을 시행해 준공과 동시에 소유권이 용인시에 귀속되고, 관리운영권은 사업시행자인 용인경전철주식회사가 30년간 갖는 BTO(Build Transfer Operate)방식이다.
용인경전철은 차량 길이 17.6m, 폭 3.2m로 지하철의 폭 3.12m보다 넓고 출입문 폭 역시 지하철의 1.3m보다 넓은 1.8m로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타고 내릴 수 있어 개방감이 뛰어나다. 1량에 좌석은 41석이고 226명이 탑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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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경전철이 오는 7월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시험운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용인시가 들여온 차량은 총 30량이다. 미국 JFK국제공항에서 운행되는 차량과 같은 차종으로 용인경전철은 보통 1량씩 운행하고 향후 수송수요 증가 시 2량을 붙여 운행하게 된다. 1일 운행시간은 오전 5시 30분부터 자정까지 18시간 반이고, 출퇴근 시 2분 15초, 평상시 4분~6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차량은 선형유도전동기(LIM) 구동방식으로 등판능력, 정위치 정차, 차량 소음 감소에 효과적이다. 최고 운행속도는 80㎞/h다. 최고속도는 일반 지하철과 비슷하지만 역에서 정차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는 표정속도는 39.2km/h로 기존 지하철보다 빠르다. 지하철은 속도가 천천히 빨라지지만 경전철은 출발에서 최고속도까지 이르는 시간이 빠르기 때문이다.
용인경전철의 가장 큰 특징은 완전무인자동운전 시스템이다. 중앙관제센터의 제어명령이 현장 열차제어시스템을 통해 차량과 실시간 무선 통신으로 열차가 자동 운행된다. 무인운전을 가능하게 하는 안전장치들도 많다. 중앙관제센터가 차량의 움직임과 승강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승강장에는 CCTV카메라가 역마다 20여대씩 설치돼 있고 차량은 무선으로 관제실과 신호를 주고받아 속도와 현재 위치를 알린다.
또 승강장에는 스크린도어 대신 적외선으로 차량 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감지하는 센서가 설치돼 있어, 안전선 앞으로 침입 시 이를 검지해 경고를 발령한다. 행여 승강장에 대기하던 승객이 선로에 떨어지면 접근중인 열차가 자동으로 정지하도록 승강장침입검지장치(GIDS)도 설치돼 있다.
아울러 화재 등 유사시를 대비해 선로 중간에 차량을 멈추는 경우 승객들이 선로를 따라 대피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돼 있다. 차량 내부에는 관제실과 연결할 수 있는 비상 인터컴, 무성 경보버튼, 소화기, 연기검지기 등 안전설비가 갖춰져 있다.
차량 내부의 비상상황 발생 시 무성 경보 버튼을 누르면 관제실에 경보가 울리며 해당 차량은 다음 정차역에서 문이 열리지 않거나, 열린 상태로 대기하도록 할 수 있다. 완전자동운전은 차량기지에서 출발하는 시점부터 돌아오는 시점까지 해당한다.
매일 아침 차량들은 시스템 상 설정한 시간 간격에 맞춰 차량기지를 출발하고 운행이 끝나면 자동으로 차량기지로 돌아와 일정 간격으로 자동 주차하는 ‘대견’함도 갖췄다. 경전철 차량은 양방향 운행이 가능하며, 상황에 따라 선로를 변경해 반대방향으로 운행할 수도 있다.
무인운전기술은 선진국에서 이미 검증됐고 현재 용인시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입회하에 시운전을 시작해 약 1년간 차량과 시스템의 안전성을 확인한다. 완전무인운전이 국내 첫 도입인 만큼 수많은 시험이 이루어지며 30대의 차량이 모두 시험 운전에 참여하고 있다.
무인운전은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데다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승객이 급격히 증가할 경우 여유차량만 있으면 기관사가 없어도 차량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 검수와 시설 관리, 안전교육, 정거장, 사령실내 근무 인원 등 총 172명이 운영하게 된다.
일반 지하철과 비교할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전철은 차량 지붕에 전선이 없고 선로 옆으로 전기를 얻는 방식을 채택해 외부에서 경전철을 볼 때 깔끔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운전석이 없어서 차량의 전면이 창으로 설치돼 전진하는 방향과 반대 방향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15개의 역사는 모두 지상에 위치하며 길이 40m, 폭 20m에 지붕이 설치돼 있다. 차량을 1량 혹은 2량만 이용해 승강장이 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의 지상역이 보통 200m 길이인 것과 대비된다. 역사에는 매표소, 화장실, 통신실, 변전실, 승강장, 엘리베이터 등 시설이 설치돼 있어 지하철 승강장과 큰 차이는 없고 다만 승강장에 선로침입 검지장치가 눈에 띌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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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역 전경. |
친환경성도 경전철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해 배기가스 배출이 전혀 없고 건설비가 지하철의 50% 선으로 저렴해 교통난을 겪는 많은 지자체에서 검토, 도입하고 있다. 열차 운행 시 전력, 신호, 통신시스템을 종합상황실에서 통제해 안전성, 효율성이 높다.
용인시는 국내 첫 완전무인운전시스템을 도입한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더구나 최초라는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올 초부터 시험운행을 진행하며 모든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경전철은 버스보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고 속도도 빨라 교통체계의 효율성을 증대시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 견해다.
용인경전철 구갈역과 연결되는 분당선 연장선(죽전~수원)이 2011년에 개통 예정인 것이 아쉽지만 철도간 환승 외에도 광역급행버스 등 다양한 연계 교통망을 통해 이용효율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수도권 통합 환승요금제도에 참여하기 위한 관계 기관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또 고가 운행에다 차량의 큰 창을 통해 경전철 주변 경관을 바라보며 용인을 동서로 관통하는 만큼, 교통수단 외에 관광 상품으로 부각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용인시가 경전철이 시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경전철주변 도시미관 개선사업을 진행한 것도 그러한 맥락이다. 용인경전철이 다른 지자체에 전형이 될 수 있는 교통문제 해결방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경운 기자 / Lkw@cdaily.kr
기사제공: 국토일보 (www.cdail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