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형상을 만들고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가관은 5장6부이다. 동물은 장부(臟腑)가 치우쳐있으나 사람은 온전하게 다 갖추어져있다. 그러나 장(臟腑)가 온전하게 다 갖추어져 있다고는 하나 그 크기와 기능의 강약성쇠가 있기 마련이다. 비위가 크고 실하면 신장 방광이 작고 허약하며, 폐 대장이 크고 실하면 간. 담이 작고 허약하며, 간, 담이 크고 실하면 비위가 작고 허약하며, 심장 소장이 크고 실하면 폐 대장이 작고 허약하다.
이렇게 장부(臟腑)가 평등하지 못하므로 사람의 형상이 제 각기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지혜도 다르며 늙고 병들어 죽는 원인과 시기도 다른 것이다. 그런데 왜 사람은 태어날 때 5장6부의 크기가 다르고 강약성쇠가 다른 것일까? 물론 유전적인 문제도 간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잉태될 때 각 장부(臟腑)의 精이 웬만큼 형성되고, 태어날 때 그 精을 지속시켜주는 精力이 굳어지게 되는데, 태어나는 그 때 그 순간에 그리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굳어지게 하는 근원이 바로 천지기운이요 기후이다. 천지기운과 기후가 피부 속으로 파고들어 5장6부의 강약성쇠를 결정지어버리는 것이다.
어떻게 결정짓는가?
자, 이제부터 인간의 숙명이라고 밖에 달리 설명할 수 없는 사람마다의 체질이 어떻게 정해지는가에 대해서 알아보자.
앞에서 이미 말하였거니와 천지에 유행하는 기후는 모두 6가지가 있다. 풍이요 습이며 더위이고 건조함이며 추위요 냉함이었다. 이 6가지 기후는 해마다 순환한다. 어느 해는 무덥고 어느 해는 춥고 어느 해는 습하고 어느 해는 건조하고 어느 해는 냉해로 농작물 피해를 입기도 한다. 가령 2008년 戊子년처럼 무더운 해에 태어났다고 하자. 그러면 체질의 전체를 무더위가 지배하기 마련이다.
다음은 태어난 생월이 조열한 음력 6월이고, 태어난 생일이 습한 날이며, 태어난 생시가 낮이라면, 무덥고 조열하고 습한 기질이 피부로 스며들어 5장6부를 덥고 조열하고 습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이는 마치 하얀 옷감에 첫 물감을 물들이는 것과 같아서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다만 세월이 가면서 퇴색해질 뿐이다. 즉 그렇게 정해진 체질에 의해 형성된 精이 또 다른 천지기운을 만나면서 조금씩 고갈돼가는 것이니 그것이 바로 생.노.병.사를 전개시키는 운명의 神인 것이다.
[더데일리뉴스 / 곽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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